그릇 I
Posted 2008/03/20 19:35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시인 오세영, 1992년 作]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시인 오세영, 1992년 作]
'도는 빈 그릇과 같다' 라고 일찍히 노자는 말했다.
내 27cm둘레의 그릇 안엔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담고 또 담고 눌러 담아 이젠 그릇 속에 담긴 내용물의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너무 눌러 담아 옆구리가 터진 쓰레기 봉투야 접착용 테이프로 막아버리면 그만 이지만, 점점 금이 가는 내 그릇은 깨어질까 두렵다. 사름파리에 발 마져 베어버린다면 정말 주저 앉아 버릴 것 같아.
나의 작은 그릇이 칼이 되어 버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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